지난 포스팅(확산-상편)에서는 Fick의 법칙을 통해 '확산'이라는 현상에 대해 정성적, 정량적으로 알아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확산계수 D에 대해 알아보고, 확산 part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확산계수(D)
확산-上에서도 Fick의 법칙을 다루면서 D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바 있다.
간단히 말하면, 확산 계수 D는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적으로 증가하고,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가 증가하면 지수적으로 감소한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온도가 증가하면 분자의 운동이 활발해지고, 그에 따라 확산이 더 잘 일어날 것이다.
확산계수는 확산현상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정량화한 물질의 고유 성질이다.
온도에 따른 확산계수 D는 바로 이해가 되는데, 활성화 에너지는 뭐하는 녀석일까?
활성화에너지를 이해하기 위해, Arrhenius' Equation과 Maxwell-Boltzmann Distribution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Arrhenius' Equation
k=A0e−Ea/RT...(1)
아레니우스는 특정 에너지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가진 원자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유효한 충돌"을 일으킴으로써 화학 반응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위 식에서 k는 화학 반응의 속도, A는 "유효한 충돌"의 빈도수이다.
활성화 에너지(Ea)는 어떤 반응이 일어나게 하기 위해 가해주어야하는,
일종의 문턱(threshold)에너지라고 이해할 수 있다.

위의 그래프에서, 반응물(reactants)의 초기 에너지에서 반응이 일어나 생성물(products)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일정량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필요한 에너지가 바로 활성화 에너지(activation energy)인 것이다.
활성화 에너지가 높으면 반응이 일어나기 어렵고, 활성화 에너지가 낮으면 반응이 일어나기 비교적 쉬운 것이다.
다른 화학 반응과 다르지 않게, '확산'역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즉, 확산에 대한 Energy Barrier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Energy Barrier를 뛰어넘어,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자들은 어떤 원자(분자)들일까?
Maxwell-Boltzmann Distribution

같은 종류의 분자라고 할지라도 온도에 따라 분자들의 운동에너지 분포가 달라진다.
전체 분자들의 운동에너지가 휙휙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 분포, 비율이 변하는 것이다. (굳이 비교하려면 일반적으로 평균속력, RMS velocity를 비교한다.)
위 그래프에서 "Kinetic energy" 값 이상의 운동에너지 값을 가지는 분자들의 수는
붉은색 그래프(고온)일 때가 파란색 그래프(저온)일 때보다 많다. 즉, 온도가 높을수록 "유효한 충돌"이 더 많이 발생하고,
그 결과 반응속도 k의 값이 증가한다.
위 그래프에서는 Ea(활성화 에너지)가 "Kinetic energy"에 해당한다.
확산에 대한 활성화 에너지가 높으면 특정 온도에서 이 에너지 장벽을 뛰어넘는 원자(분자)의 수가 적어
확산이 일어나기 어렵고, 반대로 활성화 에너지가 낮으면 같은 온도에서 에너지 장벽을 뛰어넘는 원자(분자)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확산이 잘 일어날것이다.
이를 확산이라는 온도의존 process에 적용하면, 위의 두 관계(확산계수 D와 온도 T, 활성화 에너지 Q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D=D0e−Q/RT...(1)
D0는 pre-exponential 값으로, 그냥 '초기값'정도로 해석하고 넘어가자. 중요한 것은 Q와 T이다.
일반적으로 이 관계를 관찰할 때, 가로축은 1/T로, 세로축은 ln(D)로 두어 linear하게 plot시킨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D가 plot된 그래프를 직접 봐야 이해가 쉬울 것 같아, 실제 논문에 실려있는 figure를 가져왔다.
이 논문에서는 반도체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Si와 Ge 확산 거동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반도체 공정 중에서, 금속 배선 공정에 구리(Cu)가 사용되는데, 후속 공정에 의해 Cu가 Si에 혼입되어 Cu silicide를 형성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device의 신뢰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Cu의 확산은 반도체 공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Cu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Cu와 SiO2 사이에 융용점이 높은 TiN, TiW 등의 금속을 diffusion barrier로 사용한다.)
다시 확산계수 이야기로 돌아와서, D의 그래프를 분석해보자.


위의 그래프는 앞서 언급한 plot 방법에 따라 Ge, Si 내부에서 여러 원자들의 확산 계수를 보여준다.
확실히 고온으로 갈수록(온도의 역수=왼쪽으로 갈수록) 확산계수 D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D값이 작을수록 그래프의 기울기의 절대값이 증가하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식(1)에 ln을 취해보면, 그래프의 기울기가 -Q/R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R은 상수이므로, 기울기의 절대값이 크다는 것은 활성화 에너지인 Q값이 크다는 의미이고, 이는 확산이 일어나기 위해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즉 확산이 일어나기 비교적 어렵다는 뜻인데, 이는 처음에 언급했던 D값이 작다는 가정과 부합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
좀 더 유용한 해석은, D값이 작은 원자의 경우, D값이 큰 원자에 비해 확산의 온도 의존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D값이 매우 큰 Cu같은 원자들은 온도가 변해도 확산계수가 크게 변하지 않는 반면, Si내부에서 Si가 self-diffusion하는 경우, 온도를 조금만 증가시켜도 D값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도, 농도 외에도 원자의 종류는 물론, 기압, 결정구조, 결함(defect)등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실제로 확산이 응용되는 사례 역시 수도 없이 많다(금속의 강화, 반도체에서의 Doping, Oxidation 등).
확산 상편, 하편에서는 확산이라는 Process의 전체적인 "숲"을 보고, 그냥 지나치고 넘어갈 수도 있는
등장 배경, 수식의 의미, 해석하는 방법등의 "나무"역시 함께 구경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배움은 끝이 없다고, 이 두개의 포스팅으로 확산의 방대한 내용을 다 담을수는 없지만,
너무 얕지도 않고, 또 그렇다고 너무 깊고 심오하지도 않은 딱 이정도의 수준에서 같이 생각해보는 것이
앞으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데에 있어 그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마련하자는 이 블로그의 취지에 맞지않나 싶다.
참고문헌 & 출처
[1]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Schematic-for-activation-energy-of-high-energetic-systems-sufficient-energy-activation_fig1_329627474 (활성화 에너지 그래프)
[2] Brown, Lemay, Bursten, Murphy, Woodward-Chemistry, The Central Science 13th Edition
(분자의 운동에너지 분포 그래프)
[3]H. Bracht, Copper related diffusion phenomena in germanium and silicon, Materials Science in Semiconductor Processing(2004), ISSN 1369-8001 (Ge와 Si에서의 원자들의 확산계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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